내 머리는 돌머리인가?!

건설안전산업기사 필기대비
 공부할 때만해도 자신만만! 의기양양! 했다.
 
필기점수도 평균 90점이 넘어서
필답형 작업형 실기시험도 만만해 보였다.
 
그러나,  요즘은
'사람은 항상 겸손해야한다'
는 말을 절감하고 있다.
 
4개 중에 하나를 찍는 사지선다형과
3가지를 쓰시오...
4가지를 쓰시오...
명칭을 적고 설명하시오...
에 답하는 필답형의 난이도는 하늘과 땅차이다.
 
필기때 실기공부를 약간 병행했으니 망정이지
기출문제만 뺑뺑이 돌리며 공부했다면
아마 지금쯤 실기시험은 포기했을지도 모른다.
 
필답형 기출문제를 읽고 난 후,
답을 적을라고 하면
내 머릿속은 답을 적는 하아얀 공란처럼
하~~얘진다.
아무생각도 떠오르질 않는다.
내가 그동안 공부를 한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다.
 
마치 화가가 빈 캠퍼스에 그림을 그리듯
아니면, 작가가 껌뻑이는 커서를 보며 노트북에 글을 쓰듯
내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된 끄나풀들을 하나씩 꺼내야 되는데,
내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된
아니 저장됐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그것들은
마치 끓이고 끓여 다 풀어진 매생이국 속의 매생이 마냥
존재의 의미마저 희미해져있다.
 
기억력 하나로 척박한 삶을 이겨냈다고 자부했는데,
이 모든 나의 생각은 착각인가? 망상인가?
 
작업시작전 점검사항을 적으라고 했는데,
방호장치를 적어놓고 의기양양하고,
답을 맞춰보고는
스스로 깜짝 놀란다.
그럼 내가 적어놓은 건 뭐란 말인가?! 이러면서...
그리곤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....
 
대체 왜 나한테는
그게 그거 같고 저게 저거 같단 말인가?
 
누구 말대로 돌에 새기기가 힘들지
한 번 새기면 오래간다니...
오늘도 내일도 모래도
새기고 또 새겨보자!